강릉 단오제가 지역 상권에 끼친 매출 변화 분석

2025강릉단오제 포스터 : 스무살의 단오

 

※ 강릉단오제는 올해로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 선정 20주년을 맞이했다.

 

 강릉 단오제는 단순한 전통 행사를 넘어선 지역 경제의 실험장이다

대한민국의 5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오, 그 단오의 의미를 되살리는 대표적인 행사가 바로 강릉 단오제이다. 강릉 단오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전통 행사이자,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대규모 지역 축제다. 이 행사는 단순한 문화 유산의 전시를 넘어, 강릉 지역의 상권에 실질적 경제 효과를 유발하는 실험장이 되고 있다. 특히 단오제가 열리는 6월 초는 강릉이 비교적 관광 비수기에 해당하는 시기인데, 이 시점에 갑작스럽게 지역 전체의 소비지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하는 일은 단순한 흥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본 글에서는 강릉 단오제가 실제로 지역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의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수치와 체험 중심으로 분석해 본다.

 

 

 방문객 증가와 함께 나타난 업종별 매출 변화

강릉시는 단오제 기간 동안 연평균 12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린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내 중심가와 강릉 남대천 일대에 위치한 음식점, 카페, 편의점, 숙박업소, 이동형 푸드트럭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매출 변화가 발생한다. 특히 음식점은 평소 대비 평균 2~3배 이상의 매출 증가를 보고하고 있다. 강릉 중앙시장에 위치한 한 국밥집은 평소 하루 매출이 70만 원 수준이지만, 단오제 주말에는 25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숍 역시 하루 카드결제 건수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편의점 업계도 단오제 특수 효과를 누렸다. 강릉역 근처의 편의점은 행사 기간 동안 도시락과 생수, 맥주 매출이 급증해 평소 대비 190% 이상 증가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단오제를 통해 실질적 매출 상승을 경험한 것이다.

 

 축제 구조가 만든 매출의 집중성과 한계

하지만 모든 상인이 매출 상승의 효과를 고르게 누린 것은 아니다. 매출 증가가 두드러진 곳은 주로 단오장 인근 혹은 동선을 따라 형성된 상권에 집중되어 있었다. 즉 단오제가 만들어내는 경제 효과는 '공간의 집중'이라는 특징을 가지며, 행사장 반경 500m 이내의 점포에 수익이 쏠리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반면 강릉 외곽지역이나 관광객 주요 동선에서 벗어난 상권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이는 행사 기획 측면에서 축제의 경제 효과가 ‘균형적’이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일시적인 매출 증가가 장기적인 고객 유치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단오제 끝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이 말은 곧 지역 축제가 상권 전체의 장기적 활성화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행사 구조 자체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오제를 통해 본 지역 축제의 경제 활성화 조건

강릉 단오제는 분명히 지역 상권에 단기적 경제 활성화 효과를 주는 중요한 행사다. 행사 기간 동안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실질적인 매출 상승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 효과가 지속되거나 지역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축제의 기획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행사장을 중심으로만 소비가 이뤄지는 구조를 벗어나, 외곽 지역의 참여를 유도하고 방문객 동선을 다양화할 수 있는 설계가 중요하다. 또한 단기 매출 상승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단오제를 통해 강릉 지역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장기적으로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연계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행사 후 할인 쿠폰 제공, SNS를 통한 재방문 이벤트, 외부 관광객과 지역 점포를 연결하는 앱 서비스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결국 강릉 단오제는 단순한 전통문화 행사를 넘어, 지역 경제의 구조적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기회다. 그 기회를 잡는 것은 지자체의 기획력과 지역 상인의 협업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