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가 끝난 자리, 지역경제의 불빛은 남았는가?
포항 국제불빛축제는 매년 여름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해양 문화 축제다. 형형색색의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 이 축제는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중요한 관광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해변을 중심으로 조성된 카페, 편의점, 야시장, 음식점, 숙박업소 등은 이 기간 동안 폭발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축제가 끝난 직후 상점들이 체감하는 실제 매출 변화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축제 전후 비교를 통해 해수욕장 인근 상권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불빛 뒤에 남은 경제적 효과는 무엇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축제 기간 중 폭발적 매출 증가, ‘피크 시즌’의 압축 효과
포항 국제불빛축제는 사흘에서 나흘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수십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한다. 특히 메인 행사인 불꽃쇼가 열리는 마지막 날에는 하루 방문객 수가 50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수욕장 인근으로 집중된다. 이 시기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주변 상점들은 통상 매출의 3~5배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실제로 한 해산물 전문 음식점은 평소 하루 매출이 70만 원 내외였으나, 불빛축제 마지막 날에는 단 하루 동안 35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도 평소 일 매출이 150만 원 수준에서 축제 당일엔 500만 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특히 1인 상점이나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포장마차, 아이스크림 노점, 길거리 음식점 등은 이러한 유동 인구에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다. 축제 운영본부가 허가한 임시 판매 부스에 참가한 판매자 중 일부는 단 3일간 1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축제 기간 동안은 해수욕장 일대가 ‘비정상적 소비 구조’로 전환되며, 상점들은 연중 최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된다.
축제 이후 급격한 소비 감소, 상인들이 느낀 온도 차
축제 직후,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일대의 상점들은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경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축제가 끝난 다음 날부터는 방문객 수가 급감하고, 지역 상권은 다시 평소의 소비 패턴으로 복귀하게 된다. 특히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일시적으로 몰려온 외지 관광객들은 대부분 1박 이하의 단기 체류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포항 북구에 위치한 한 해변 카페는 축제 마지막 날 480만 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이틀 뒤에는 겨우 65만 원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밝혔다. 음식점뿐 아니라 편의점, 잡화점, 기념품 상점 등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실제 축제 전 주와 후 주간을 비교했을 때, 일주일 단위의 매출 증감률은 평균 +220%에서 –60% 수준으로 극단적인 변화를 보이며, "축제 버블"이라고 불리는 단기 특수 현상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처럼 축제가 상권에 즉각적 경제 효과를 주는 것은 사실이나, 행사 이후에는 지역 소비 기반이 다시 급속히 위축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매출 안정성은 담보되지 않는다. 특히 일부 상인들은 “축제만 바라보고 재고를 잔뜩 들여놨다가 손해만 봤다”며, 매출 증가만큼의 불확실성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불꽃놀이가 지역 상권에 남긴 것, 그리고 지속 가능성 확보 방안
포항 국제불빛축제는 확실히 지역 경제에 단기적 활력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수많은 소비자가 몰리고, 각종 업종에서 가시적인 매출 상승이 나타나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축제가 끝난 이후 매출이 급감하고, 단기 이익이 장기 고객 확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축제는 순간 소비형 축제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포항시는 몇 가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축제 직후에도 해수욕장 주변에서 이어지는 서브 콘텐츠 운영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불빛축제 앙코르 존’을 일주일간 운영하면서 방문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거나, 지역 상점과 연계된 할인쿠폰 제공 등을 통해 소비 흐름을 완만하게 유지할 수 있다. 둘째, 지역 상권 자체의 매력도를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단순한 임시 부스나 이동형 상점보다는 지역 고유의 먹거리, 기념품, 체험형 콘텐츠를 장기적으로 구성하여 "포항 해변 상권" 자체를 브랜드화해야 한다.
결국 포항 불빛축제는 ‘불꽃’이 아닌 ‘불빛’을 지속시키는 축제여야 한다. 그 빛이 지역 자영업자들의 상권을 오래도록 비출 수 있으려면, 축제는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도시 경제 전략의 일부로 통합되어야 한다. 축제는 끝나지만, 상권의 생명은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 축제의 경제적 효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역 소규모 축제(읍·면 단위)의 자영업자 수익 변화 사례 (1) | 2025.06.25 |
---|---|
부산 광안리 불꽃축제 기간 편의점과 카페 매출 비교 분석 (2) | 2025.06.25 |
전주국제영화제 축제 시즌 전주한옥마을 상권 매출 흐름 분석 (0) | 2025.06.24 |
진주 남강 유등축제 기간 숙박업과 음식점 매출 변화 분석 (1) | 2025.06.24 |
강릉 단오제가 지역 상권에 끼친 매출 변화 분석 (1) | 2025.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