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의 경제적 효과

지역 축제 1건당 평균 일자리 창출 수치와 연관 산업 분석

finoryb 2025. 6. 28. 14:54

지역 축제는 볼거리 그 이상, 지역 고용의 숨은 기회

2024년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지역 축제는 단순한 문화 행사나 관광 이벤트의 역할을 넘어서는 새로운 경제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지자체와 연구기관은 축제가 지역 고용 창출에 미치는 실질적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축제는 짧은 기간 동안 대규모 방문객을 유치하고, 다양한 산업과 인력을 동원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일시적이지만 고밀도의 고용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단기 경제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 과거에는 주로 축제 매출, 관광객 수, 언론 노출 빈도 등 가시적인 성과지표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제는 축제 1건이 지역에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는가가 지자체 정책 성과의 주요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사람을 모으는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지역민과 청년들에게 경제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로 진화해야 축제는 지속 가능성과 설득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고용 효과는 축제 종료 후에도 지역 기반 산업의 활성화, 협력 네트워크 확대, 청년 아르바이트 경험 확대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남긴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축제 1건당 평균 일자리 창출 수치와 고용의 세부 유형, 그리고 어떤 연관 산업이 이에 연결되어 지역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축제 1건당 평균 고용 수치와 유형별 분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지역축제 경제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축제 1건당 평균 185개~320개의 일자리가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 규모와 지역 특성에 따라 이 수치는 차이를 보이지만, 상위 10%에 해당하는 대형 축제는 1회 행사당 500명 이상의 단기 고용 창출도 가능하다. 축제는 단기간이지만 인력 수요가 집중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고용 탄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도 의미 있는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다.

축제에서 발생하는 고용 유형은 주로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먼저, 직접 고용은 축제를 운영하기 위한 핵심 인력으로 구성되며, 스태프를 비롯해 현장 진행 요원, 음향과 조명 기술자, 무대 설치 담당자, 그리고 안전 관리 요원 등이 포함된다.
다음으로 간접 고용은 축제 운영 과정에서 행사장 내외에서 상업 활동을 담당하는 인력을 말한다. 여기에는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기념품을 판매하는 판매자, 임시로 설치되는 구조물의 시공업자, 행사장 청소나 환경 미화를 담당하는 현장 인력이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유발 고용은 축제가 개최되면서 외부적으로 파생되는 고용으로, 포스터나 배너를 제작하는 인쇄소 직원, 로고나 행사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영상 콘텐츠 제작자, 행사 관계자들의 이동을 돕는 차량 운전기사, 숙박시설의 프런트 직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진주 남강 유등축제는 2023년 기준으로 총 480명의 단기 인력을 고용했고, 이 중 약 70%가 20~30대 청년층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단기 고용은 정규직 일자리는 아니지만, 지역 청년의 경제 활동 참여 기회로 작용하고 있으며, 재방문이나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장기적 간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인건비’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지역 노동시장의 유연한 활용 모델로도 평가되고 있다.

 

축제 연관 산업군과 파급 효과

축제가 창출하는 일자리는 단순 인력 동원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산업군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축제는 다양한 산업군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며, 이로 인해 상당한 고용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
대표적으로 공연 및 이벤트 산업은 무대 기획, 조명과 음향 시스템 구축, 행사 연출, 외부 연사 섭외 등과 관련된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한다.
식음료 산업에서는 축제 기간 동안 부스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지역 내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행사장 내외의 배달 연계 업체, 그리고 각종 식자재를 납품하는 지역 유통업체 등이 활발하게 참여한다.
또한 숙박 및 관광 산업 역시 크게 활성화된다. 이에는 호텔과 모텔, 민박,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해 관광 안내소 직원이나 관광지 매표소에서 일하는 인력이 포함된다.
운송 및 물류 산업에서는 셔틀버스 운전기사, 대형 행사 장비를 운반하는 물류 기사, 행사장 주변에서 차량을 유도하는 주차 인력, 교통 안내 요원 등이 축제와 연계된 수요를 맞게 된다.
디자인과 콘텐츠 분야에서는 행사 로고를 설계하거나, 안내 포스터를 제작하고, 축제 기념품을 기획하며, SNS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창의적 작업이 요구된다.
끝으로 안전 및 보안 산업도 빠질 수 없다. 축제 현장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경호 인력,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구급 요원, CCTV 설치 인력, 재난 상황을 대비하는 응급 안전 인력까지 포함되며, 이들 모두가 축제 기간 동안 고용되어 지역 내 일자리 증가에 기여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강릉 단오제의 경우 행사 전체 예산 20억 원 중 약 30%가 연관 산업과의 외주 계약 비용으로 지출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관내 인쇄업체, 무대업체, 식자재 납품업체 등 총 160여 개 중소기업이 간접 수익을 얻었다. 단순 인건비뿐 아니라 지역 기업의 매출 증대와 고용 유지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산업군은 축제 이후에도 재계약과 브랜드 노출 효과를 통해 장기적인 비즈니스로 확장될 수 있으며,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 기업 활성화라는 이중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자리를 중심으로 축제를 설계할 필요성

지금까지 지역 축제의 경제 효과는 주로 방문객 수, 매출 증대, 관광 수입 등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고용과 산업 연계라는 또 하나의 실질적 경제 성과가 존재한다. 축제는 짧은 기간 내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고, 여러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복합 경제 생태계다. 단 3일간의 축제도 수백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지역 청년에게는 경험을, 중소기업에는 수익을, 지자체에는 지속 가능한 콘텐츠 파트너를 제공한다.

따라서 향후 지역 축제를 기획할 때는 단기 고용 수요 예측, 지역 인력 우선 채용, 연관 산업 파트너사 발굴을
축제 설계 단계에서부터 포함해야 한다. 이는 단기 축제를 지역 지속가능 고용 플랫폼으로 전환시키는 전략적 접근이다.

궁극적으로 축제의 본질은 ‘즐거움’을 주는 데 있지만, 경제 측면에서 본다면 ‘일자리를 만드는 즐거움’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효과다.
2024년 이후, 지역 축제는 문화행사를 넘어 고용과 산업 성장의 전진기지로 진화해야 할 때다.